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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졸중,실어증

뇌혈관 조영술 검사 후기

by avec-marie 2024. 7.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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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뇌혈관 조영술 검사 후기에 대해 말씀드리려 합니다. 검사를 받은 사람은 남편이지만, 처음부터 모든 과정을 함께 했기에 어쩌면 환자보다 더 생생하게 후기에 대해 말씀드릴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뇌혈관 조영술은 어떤 검사고, 검사 과정은 어떻게 되는지, 마지막으로 검사 부작용에는 무엇이 있는지 자세히 말씀드리겠습니다. 

[목차]

뇌혈관 조영술이란?

뇌혈관 조영술은 뇌혈관의 모습을 관찰하기 위해 시행하는 검사입니다. 뇌의 혈관이 어떻게 생겼는지 관찰할 수 있는 가장 정확한 방법이라 볼 수 있습니다. 주로 뇌동맥류, 뇌동정맥기형, 모야모야병 등 뇌혈관 질환을 진단하는데 필수적으로 시행됩니다. 남편의 경우, 모야모야병 진단을 위해 뇌혈관 조영술을 시행했습니다. 안타깝게도 확진이 나오긴 했지만, 덕분에 빠르게 수술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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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혈관 조영술 검사방법

뇌혈관 조영술은 뇌로 향하는 혈관에 '조영제'를 주입해 촬영을 합니다. 조영제가 들어간 뒤 촬영을 하면 밝은 색으로 빛나는 듯 보입니다. 혈액만으로는 관찰할 수 없는 미세한 혈관까지도 관찰이 가능합니다. 조영제가 혈관을 따라 흐르는 모습을 동영상처럼 촬영할 수 있습니다. 

이 검사를 제대로 시행하기 위해서는 '카테터'라고 불리는 긴 관을 혈관을 따라 몸속 깊숙한 곳까지 삽입합니다. 뇌로 향하는 큰 혈관에 조영제를 직접 주입하기 위해서죠. 카테터를 삽입하는 곳은 보통 '허벅지' 또는 '손목'입니다. 허벅지로 삽입할 경우, 허벅지와 몸통이 만나 접히는 지점에서부터 카테터 삽입이 시작됩니다. 허벅지 위쪽에 위치한 혈관인 '대퇴동맥'을 통해 조영제를 주입하게 됩니다. 손목으로 삽입할 경우는, 손목에 흐르는 '요골동맥'이란 혈관을 통해 주입합니다. 대퇴 동맥보단 혈관이 얇기 때문에 더 어려운 검사라고 합니다. 혈관이 얇은 어린이, 여성은 검사 자체가 어려울 수도 있다고 하네요. 삽입 부위는 당일 의료진의 판단으로 결정됩니다.

뇌혈관 조영술 검사 과정

보통 검사 전날 입원해서 다음날 오전에 검사를 받았습니다. 전날에는 기본적인 검사를 받고, 검사를 위한 두꺼운 수액 바늘을 미리 세팅합니다. 샤워도 2~3일 뒤에나 가능하기 때문에 가급적 전날 저녁이나 당일 아침에 미리 샤워를 하는 것이 좋습니다. 검사 당일 아침식사는 죽으로 가볍게 먹습니다. 금식을 하는 분들도 계시던데, 저희 남편은 항상 아침식사를 했습니다. 검사 전에는 충분히 수분을 섭취하고, 화장실도 다녀옵니다. 검사가 끝나고 지혈을 하는 동안에는 움직일 수 없기 때문입니다.

검사 시간은 대기시간, 마취시간 등을 포함해 2~3시간 정도 걸립니다. 실제 검사에만 소요되는 시간은 약 30분 정도 소요됩니다. 

  1. 검사실에 도착하면 카테터가 삽입될 부위를 국소 마취합니다. 허벅지의 경우 삽입 부위의 털을 제거했습니다.
  2. 준비가 되면 카테터를 삽입합니다. 혈관을 뚫고 그 안에 가는 유도 철사와 카테터를 삽입하여 조영제를 주입할 혈관에 접근시킵니다.
  3. 조영제를 주입하면서 영상을 촬영합니다. 조영제가 삽입되기 시작하면 뜨끈한 기운이 온몸에 퍼지는 기분이 든다고 하네요.
  4. 검사 후에는 카테터를 제거하고 삽입 부위를 약 20분간 압박 지혈합니다. 보통 검사 후 곧바로 제거하지만, 간혹 병실로 돌아온 뒤 일정 시간 뒤에 제거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5. 병실로 돌아온 후에는 3~4시간 정도 지혈을 합니다. 누운 상태에서 모래주머니로 삽입부위를 압박합니다. 지혈대를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뇌혈관 조영술 지혈 과정

① 허벅지로 카테터를 삽입한 경우
검사 직후 카테터를 제거하거나 병실로 돌아온 뒤 제거합니다. 병실에서 카테터를 제거했을 때는 그 과정을 전부 지켜볼 수 있었습니다. 전공의가 와서 허벅지에서 카테터를 제거합니다. 엄청난 길이의 얇은 관을 한참 동안 뽑아냅니다. 제거하자마자 출혈이 시작됩니다. 피가 너무 많이 나서 환자복이며 침대가 모두 엉망이 되었습니다. 출혈이 멈추는 데만 20분 정도 걸렸습니다. 어느 정도 출혈이 멎자 삽입 부위를 압박하기 위해 모래주머니를 가져다줍니다. 그 상태로 거의 8~9시간을 누워있었습니 다. 밥도 제대로 못 먹고, 화장실도 갈 수 없었습니다. 다른 경우를 찾아보면 이렇게까지 오래 지혈한 경우는 없던데, 무엇 때문에 그런 건지 정확히 알 수 없습니다. 이유를 물어 보니 더 굵은 카테터를 사용했기 때문이라고만 하더군요. 왜 그랬는지에 대한 설명도 없었습니다.

 

② 손목으로 카테터를 삽입한 경우
반면, 손목으로 받은 검사는 훨씬 수월했습니다. 일단 병실로 돌아왔을 때 이미 카테터가 제거된 상태였습니다. 아래 사진처럼 지혈대를 착용한 상태였습니다. 지혈대는 공기주머니가 빵빵하게 채워진 투명한 플라스틱 팔찌입니다. 거즈 위로 채운 뒤 공기의 압력으로 삽입 부위를 압박합니다. 밥도 먹을 수도 있고, 4시간 정도 지난 뒤에는 화장실도 다녀올 수 있었습니다.

뇌혈관-조영술-손목-지혈대-착용한-모습
뇌혈관 조영술 후 손목을 지혈하는 모습

뇌혈관 조영술 부작용

1. 카테터 삽입에 따른 부작용
카테터를 혈관에 삽입해서 하는 검사이므로 삽입 부위에 출혈이나 심한 멍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검사 직후에는 가급적 걷지 않도록 합니다. 3일 정도는 쪼그려앉는 자세나 무거운 물체를 들지 말라고 하더군요. 상처 부위에 압력이 가해지면 추가적인 출혈이 발생할 수 있다고 합니다.

1. 허벅지로 카테터를 삽입한 경우 : 일주일 정도 삽입 부위가 뻐근하고 불편하다고 합니다. 허벅지 삽입 부위의 상처는 2주 정도 되니 아물었지만, 멍은 거의 한 달을 가더군요. 멍이 어찌나 심했던지 검은색에서 푸른색, 노란색으로 변해가던 모습이 생생하게 기억납니다.
2. 손목으로 카테터를 삽입한 경우 : 손목의 회복 기간은 이보다 훨씬 짧았습니다. 상처는 4~5일, 멍은 2주가 채 안 돼서 괜찮아진 것으로 기억합니다. 아무래도 당시 의료진의 숙련도 등이 영향을 미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2. 조영제 부작용
조영제 부작용에는 의식저하, 두통, 메스꺼움, 구토, 얼굴이 화끈거리는 증상 등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간혹 조영제 때문에 신장 기능이 저하되기도 합니다. 심각한 부작용 때문에 퇴원이 미뤄진 적도 있었습니다. 검사 후 4시간 정도 지난 뒤, 이제 곧 퇴원한다고 남편에게 연락이 왔습니다. 데리러 가려고 준비하고 있는데 다시 전화가 왔습니다. 이번에는 남편이 횡설수설합니다.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듣기 어렵습니다. 간호사가 전화를 넘겨 받아 의식이 불분명하고, 약간의 미열이 있으니 다음날 퇴원해야 할 것 같다고 알려줍니다. 이상한 일이죠. 여태 조영제 부작용이 발생한 적이 한 번도 없었는데 말입니다. 다행히 하루가 지난 뒤에는 상태가 괜찮아져서 무사히 퇴원할 수 있었습니다.

 

3. 기타 심각한 부작용
직접 경험한 부작용은 아니지만, 간혹 색전증이 발생할 수 있다고 합니다. 색전증은 몸 안의 핏덩어리(혈전)로 인해 혈관이 막히는 것입니다. 카테터를 삽입하는 검사 방식 때문에 혈전이 생길 수 있거든요. 혈전이 심장, 뇌 등 주요 장기의 혈관을 막게 되면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여기까지 뇌혈관 조영술 후기에 대해 말씀드렸습니다. 엄청 힘든 검사이긴 하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크게 고생하지 않고 무 사히 검사를 마칠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 너무 걱정 말고 검사 잘 받으셨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