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뇌졸중으로 말을 잃은 지 벌써 2년이란 시간이 흘렀습니다. 아직 완벽하진 않지만, 처음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회복되었죠. 그 과정을 곁에서 지켜보며 실어증 회복에 대해 많은 것을 배우고 느꼈습니다. 실어증은 완치가 가능할까요? 저는 "쉽지 않지만, 가능하다"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오늘은 남편의 치료 후기를 바탕으로 실어증 회복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희망을 전하고 싶습니다.
[목차]
Q1. 실어증 완치한 사례가 있나요?
A. 저와 남편 역시 늘 궁금했던 질문입니다. 의료진에 따르면, 완벽에 가깝게 회복한 사례들도 얼마든지 있다고 합니다. 그중에서는 대학교수, 변호사 등 고도의 언어 능력이 필요한 직업으로 복귀한 사례도 있었습니다.
실어증 회복이 가능한 이유: 뇌의 신경가소성
다행히 뇌세포는 '신경가소성'이라는 놀라운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외부 자극에 반응하여 뇌세포 연결 구조를 바꾸는 능력이죠! 즉, 하나의 신경망이 망가지면 다른 연결망이 그 기능을 대체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뇌졸중 초기에는 뇌 활동이 매우 비효율적이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새로운 연결망이 형성되기 시작합니다. 이때 꾸준한 노력과 시간 투자는 회복 속도를 높이는 핵심입니다.
뿐만 아니라, 뇌출혈 이후 상실한 언어능력을 완벽하게 회복한 하버드 출신 뇌과학자의 사례도 있습니다. 그녀는 발병 이후 8년까지 회복이 일어났다고 이야기합니다. 테드에 나와 강연을 할 정도로 완벽하게 회복했습니다. 이걸 보면 실어증 완치는 불가능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녀가 이야기하는 모습이 궁금하다면 아래 영상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Q2. 실어증 회복 기간은 어느 정도 걸릴까요?
A. 보통 뇌졸중 발병 후 6개월까지는 빠르게 회복되는 '골든타임'이며, 이후 회복 속도는 점차 느려진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재활의학과에서 뇌졸중 이후 약 2년까지는 집중 치료가 필요하다고 이야기하죠. 하지만 사람에 따라 회복되는 속도는 모두 다릅니다. 뇌 손상 정도, 환자의 나이, 교육 수준 및 외국어 능력, 재활 의지 등이 모두 다르기 때문이죠.
저희 남편의 경우, 발병 직후에는 거의 아무 말도 할 수 없는 수준이었습니다. 초기에 진행한 언어평가에서 20~30점 수준이 나왔으니까요. 2년 정도 후에는 전과 비교하면 약 80~90% 정도까지 말하는 능력이 회복되었습니다. 현재도 언어재활 치료를 꾸준히 받고 있으며, 아직도 조금씩 눈에 띄는 회복세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 남편의 실어증 회복과정이 궁금하다면? 브로카 실어증 회복 과정 후기
실어증 회복을 방해하는 뇌의 특성 3가지
1. 학습된 비사용: 뇌 손상 후 뇌는 혼란에 빠지고 제 기능을 하지 못합니다. 환자는 불편함을 느끼고 무의식적으로 '편한 방법'을 선택하게 되죠. 예를 들어 젓가락질 대신 숟가락을 사용하거나, 책 읽기 대신 TV 시청을 하는 것처럼 말이죠. 이렇게 손상된 기능을 사용하지 않으면 기능은 더욱 약화됩니다.
2. 요란한 뇌: 뇌 세포 일부가 죽으면 연결망 내 다른 세포들도 제 기능을 못하고 불규칙한 신호를 보냅니다. 이런 잡음은 다른 신경망 신호를 교란시켜 정상적인 기능을 방해합니다. 이를 '요란한 뇌'라고 부르며, 이 상태에서는 회복이 어렵습니다.
3. 변화를 싫어하는 뇌: 우리 뇌는 새로운 네트워크 형성을 꺼립니다. 방심하면 쉽게 원상태로 돌아가죠. 의식적인 반복과 강화 없이는 새로운 연결은 금세 사라집니다.
Q3. 실어증 회복에 가장 좋은 방법은 무엇인가요?
A. 가장 좋은 공부 방법이 없듯이, 가장 좋은 언어치료 방법도 없습니다. 일반적인 언어치료를 기반으로 환자 개인에게 맞는 방법을 찾아 꾸준히 노력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재활의학과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을 추천합니다. 정기적인 평가를 통해 수준에 맞는 치료를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가족들의 도움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가족들은 환자의 현재 수준이 어느 정도 인지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거든요. 너무 쉽거나 어려운 활동은 오히려 회복을 박해할 수 있죠. 반면, 언어재활 전문가는 환자에게 알맞은 난이도의 치료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효과적인 치료가 가능하게 됩니다.
▶ 실어증 재활방법이 궁금하다면? 브로카 실어증 언어치료방법
뇌의 특성을 고려한 재활 전략: 5가지 원칙
1. 사용하지 않는 기능은 약화되고, 훈련하는 기능은 강화된다. 숙련될 때까지 반복 훈련해야 한다.
2. 훈련 내용을 의식적으로 자각해야 향상할 수 있다.
3. 의도적으로 안 되는 기능을 더 많이 사용한다.
4. 훈련 강도를 높여 뇌에 새로운 연결망을 만든다. 숙련된 이후에도 계속 반복해야 신경망이 변화한다.
5. 하루도 빠짐없이 훈련한다.
저희 남편은 발병 초기에 '대체 왜 이렇게 말이 안나오느냐', '실어증이 좋아질 수는 있는 거냐'는 질문을 가장 많이 했습니다. 전과 다른 자신의 상태를 받아들이기 어려운 데다, 앞으로 좋아질 거란 희망을 유지하기가 어려웠던 것 같습니다. 그때마다 의료진은 '좋아질 수 있다'라고 단언하며 남편에게 용기를 주었습니다. 완치한 사례들도 많이 이야기해 주셨고요. 실어증 회복은 힘든 여정이지만, 결코 불가능하지 않습니다. 뇌의 놀라운 능력인 신경가소성을 믿고, 꾸준히 노력하면 반드시 좋은 결과가 있을 것입니다. 실어증으로 고생하는 모든 분들께 저희 남편의 사례가 희망을 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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