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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과학

얽힘이 양자컴퓨터 기술에서 특히 중요한 이유

by avec-marie 2024. 10. 20.

언젠가 두 남자에게 동시에 고백을 받았던 적이 있습니다. 한 명은 오랫동안 알고 지낸 친구였고, 다른 한 명은 최근에 알게 된 매력적인 사람이었죠. 둘 다 좋은 사람이었기에, 누구를 선택해야 할지 정말 고민이었습니다. 마치 동전의 양면처럼, 어느 쪽을 선택해야 할지 알 수 없었죠. 저는 두 남자 사이에서 갈등하다가 결국 친구를 선택했습니다. 그 순간, 다른 한 남자와의 가능성은 사라져 버렸습니다. 하나의 선택이 다른 모든 가능성을 배제해버린 것이죠. 마치 양자역학에서 말하는 '얽힘' 상태처럼 말이죠.

 

얽힘 현상이란?

양자역학에서 '얽힘'이란 두 개의 입자가 뗄 수 없이 연결되어, 하나의 상태가 결정되면 다른 하나의 상태도 동시에 결정되는 현상을 말합니다. 마치 두 개의 주사위를 던졌을 때, 하나가 1이 나오면 다른 하나는 반드시 6이 나오도록 연결되어 있는 것과 같습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이 두 입자가 아무리 멀리 떨어져 있어도 서로 연결되어 있는 것처럼 행동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두 개의 입자를 얽힘 상태로 만들었습니다. 하나는 서울로, 하나는 부산으로 보냈죠. 그리고 서울에 있는 입자의 상태를 관찰합니다. 그 순간, 부산에 있는 입자의 상태도 바뀝니다. 마치 서울에 있는 입자의 상태가 무엇인지 알고 있는 것처럼 말이죠. 얽힌 입자들은 아무리 멀리 떨어져 있어도 이런 상태를 유지합니다. 어떻게 이런 현상이 나타날 수 있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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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 이해하는 얽힘 현상

가정 1. 두 입자는 서로 정보를 주고받는걸까?

얽힘 현상을 처음 접하면 두 입자 사이에 정보가 순식간에 전달되는 것처럼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정보가 전달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렇게 되려면 두 입자 사이의 정보가 빛의 속도보다 빠르게 움직여야 하거든요. 알다시피, 아인슈타인의 특수상대성 이론에 따르면 빛보다 빠르게 움직일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습니다. 둘 사이에 정보가 전달된다면 특수상대성 이론에 위배되는 것이죠.

 

가정 2. 두 입자는 서로의 상태를 알고 있었던 걸까?

정보가 전달된게 아니라면 생각해볼 수 있는 방법이 또 있습니다. 처음부터 서로의 상태를 알고 있었다면, 이런 현상이 말이 됩니다. 두 입자는 처음에 얽힌 상태가 될 때, 이미 서로의 상태를 알고 있었습니다. 아직 관측 전이라 우리가 몰랐을 뿐, 입자들은 서로에 대해 알고 있었던 거죠. 하지만, 이 가정 역시 사실이 아닙니다. 입자의 상태는 미리 정해져있지 않습니다. 확률의 중첩 상태로 있다가 관찰하는 순간 상태가 정해지는 겁니다. 그럼 앞의 가정은 말이 되지 않습니다. 애초에 상태 자체가 정해져 있지 않았거든요. 그러니, 미리 알고 있었다고 볼 수도 없는 것입니다. 그럼 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요?

 

이게 바로 '얽힘'의 특이한 점입니다. 얽힘 현상은 정보의 전달 없이도 서로의 상태에 영향을 미치는 현상입니다. 미리 상태가 정해져 있지 않아도 마치 알고 있었던 것처럼 상태가 순식간에 결정되는 현상입니다. 이런 신기한 현상이 벌어지는 이유는 뭘까요?

 

얽힘, 왜 벌어질까?

사실 얽힘 현상이 왜 벌어지는지는 아직 모릅니다. 명확한 설명은 아직까진 없습니다. 그저 이런 현상이 실제로 벌어진다는 것만 확인했을 뿐이죠. 세상엔 우리가 이유를 알지 못해도 벌어지는 일들이 참으로 많습니다.

 

얽힘, 왜 중요할까?

얽힘 현상이 주목받는 이유는 양자컴퓨터 때문입니다. 얽힌 상태를 이용하면 큐비트 간의 상호작용을 조절할 수 있게 됩니다. 하나의 큐비트를 조작하면 얽혀 있는 다른 큐비트의 상태도 동시에 변하게 되는 거죠. 이런 특성을 활용하면 과거에는 계산하지 못했던 복잡한 문제를 풀 수 있게 됩니다.

 

 

여기까지 양자역학의 개념 중 하나인 얽힘 현상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한마디로 정리하면, 얽힘이란 얽혀있는 두 입자 중 한 쪽의 상태가 결정되면 다른 한쪽도 동시에 상태가 결정되는 양자역학적 현상을 의미합니다. 정보가 이동하거나, 미리 알고 있지 않았는데도 말이죠. 아직 이유는 몰라도 언젠가는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지 알 수 있지 않을까요? 머지 않은 미래에 시원한 설명이 나왔으면 좋겠네요. 어쩌면 양자컴퓨터가 해결의 실마리를 줄 수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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