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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과학

슈뢰딩거의 고양이 쉽게 이해하는 양자역학의 역사

by avec-marie 2024. 10. 21.

어릴 적, 밤하늘을 수놓은 반짝이는 별들을 보며 우주의 신비에 대한 끝없는 호기심을 키웠습니다. 그 호기심은 자연스럽게 물리학으로 이어졌고, 저는 거대한 우주의 비밀을 밝혀낼 꿈을 꾸었죠.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제 마음을 사로잡은 건 광활한 우주가 아닌, 눈에 보이지 않는 미시 세계였습니다. 그 세계는 마치 제 마음처럼, 불확실하고 예측 불가능했기 때문입니다.

양자역학의 역사

1. 흑체 복사

양자역학은 미시 세계를 지배하는 법칙을 의미합니다. 시작은 어떤 빛도 반사하지 않는 '흑체'입니다. 이 물체를 가열하면 온도에 따라 특정 빛을 방출합니다. 고전 물리학에 따르면 모든 파장의 빛을 연속적으로 방출해야 하는데, 특정 온도에서 특정 파장의 빛만 강하게 방출되는 이상 현상을 보였거든요. 이걸 설명하기 위해 20세기 초, 독일의 막스 플랑크란 과학자가 "에너지가 특정 단위의 정수배로만 존재한다"는 양자가설을 제시합니다. 이 아이디어에서 양자역학이란 거대한 학문 체계가 시작되었습니다.

2. 광전 효과

이후 아인슈타인은 플랑크의 양자가설을 차용해 '광전효과' 멋지게 설명합니다. 광전효과란 금속에 특정 진동수 이상의 빛을 쪼이면 전자가 튀어나오는 현상입니다. 빛이 파동이라면 빛의 세기를 강하게 하면 더 많은 전자가 튀어나와야 합니다. 아인슈타인은 빛이 특정 에너지 값을 가지며, 광자와 충돌해 전자가 튀어나온다고 설명합니다. 즉, 빛이 파동이면서 동시에 입자라는 이중성을 제시한 것이죠.

3. 불확정성을 둘러싼 논란

이후 보어원자 모형, 드브로이의 물질파 개념이 등장했습니다. 1926년에는 슈뢰딩거가 파동방정식을 이용해 입자의 상태를 나타낼 수 있는 방법을 체계화합니다. 비슷한 시기에 하이젠베르크는 행렬역학과 함께 '불확정성의 원리'를 제시합니다. 불확정성의 원리란 입자의 위치와 속도를 동시에 측정할 수 없다는 뜻입니다. 위치를 아는 순간 입자의 속도가 변합니다. 입자의 속도를 측정하면 다음 순간 입자가 어디있는지 알 수 없습니다. 우리가 알 수 있는 건 오로지 확률 뿐이라는게 양자역학을 지지하는 과학자들의 입장이었죠.

이런 개념은 많은 논란을 불러왔습니다. 특히, 아인슈타인과 슈뢰딩거는 '불확정성의 원리'를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슈뢰딩거는 양자역학의 모순을 설명하기 위해 한가지 사고 실험을 제안합니다. 그게 바로 그 유명한 '슈뢰딩거의 고양이' 실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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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뢰딩거의 고양이

1935년 슈뢰딩거가 제안한 사고 실험은 이렇습니다. 외부와 완전히 차단된 상자 안에 고양이와 방사성 원자, 방사능 검출기, 독가스 장치가 있습니다. 방사성 원자는 1시간 뒤 50% 확률로 붕괴하며, 붕괴 시 검출기를 작동시켜 독가스를 방출하고 고양이를 죽게 합니다. 양자역학에 따르면, 1시간 뒤 상자 속 원자는 붕괴와 비붕괴 상태가 중첩된 상태로 존재합니다. 그렇다면 이 원자와 연결된 고양이의 상태는 어떨까요? 고양이 역시 죽은 상태와 살아있는 상태가 중첩된 상태로 존재할까요?

슈뢰딩거고양이는 살아있는 상태와 죽은 상태가 중첩된 상태일 수 없다며, 양자역학을 거시 세계에 적용할 때 발생하는 모순을 보여준다고 지적했습니다. 하지만, 이를 들은 보어의 생각은 달랐습니다. 슈뢰딩거의 고양이야말로 양자역학의 본질을 정확하게 드러낸다고 생각했습니다. 보어는 상자 안의 고양이는 실제로 죽음과 삶이 중첩된 상태로 있다가 우리가 관찰하는 순간 하나의 상태로 결정된다고 설명합니다.

오늘날 양자역학은 몰라도 '슈뢰딩거의 고양이'를 모르는 사람은 없습니다. 양자역학의 상징 같은 존재가 되었습니다. 슈뢰딩거의 의도는 양자역학의 모순을 지적하려던 것이었는데, 의도치 않게 양자역학의 대중화에 엄청난 기여를 하고 말았네요. 참 세상 일은 어떻게 될지 모르는 것 같네요.

출처 : https://theabingtonian.com/wp-content/uploads/2021/10/schrodingerscat.jpg

양자역학이 가르쳐 준 것

1. 세상은 원래 불확실하다

양자역학은 세상이 확정적이지 않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모든 것은 확률과 가능성으로 가득 차 있으며, 미래는 예측 불가능합니다. 우리는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지 알 수 없습니다.

한편으로는 이런 불확실성이 삶을 의미있게 만드는 요소인 것처럼 보이네요. 만약 모든 것이 예정되어 있다면, 라플라스의 악마처럼 모든 것을 예측할 수 있다면, 우리의 삶은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불확실한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우리의 발걸음 하나하나가 삶을 만들어가는 것이 아닐까요? 저는 양자역학 덕분에 불확실성을 받아들이고, 그 안에서 의미를 찾는 법을 배우게 되었습니다.

 

2. 알 수 없는 내 마음, 그것 역시 당연하다

양자역학은 제 마음 역시 확정적이지 않다는 사실도 알려주었습니다. 저는 항상 제 마음을 알 수 없었습니다. 제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왜 이런 감정을 느끼는지, 저조차도 확신할 수 없었습니다. 제 마음은 마치 '슈뢰딩거의 고양이' 같았습니다. 행동하기 전까진 제가 어떤 행동을 할지, 아니 하고 싶어하는지 알 수 없을 때가 많았습니다. 그런 불확실성 때문에 항상 불안했던 기억이 납니다. 제 자신을 믿을 수가 없었거든요.

하지만, 지금은 그런 마음이 '자연스러운 상태'임을 받아들이게 되었습니다. 세상 모든 것들이 확률의 중첩인데, 어떻게 제 마음만 견고하고 단단하길 바라겠어요? 양자역학 덕분에 저는 제 자신을 더 깊이 이해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혹시 여러분도 마음속에 미래에 대한 불안함이 있으신가요? 자기 자신을 이해하지 못해 힘드신가요? 그럴 때 양자역학이 도움이 되어 줄 겁니다. 세상과 나의 본질이 원래 불확실하다는 것을 가르쳐 줄테니까요.

 

 

참고 자료:

  • 짐 알칼릴리, '퀀텀: 양자 물리학이 세상을 어떻게 바꾸는가', 사이언스북스
  • 브라이언 그린, '엘러건트 유니버스', 승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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