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주식은 절대 안 떨어져! 지금이 바닥이야, 더 떨어지면 오히려 추가 매수해야지!" 주식 투자를 하다 보면 누구나 한 번쯤은 이런 생각을 해봤을 겁니다. 주식에 투자했다가 예상치 못한 악재로 주가가 폭락하는 경험을 했습니다. 하지만 "곧 반등할 거야" 라는 근거 없는 믿음에 사로잡혀 추가 매수를 거듭했고, 결국 돌이킬 수 없는 손실을 보고 말았습니다. 들어간지 3년이 넘었지만 아직도 손절을 못하고 있으니까요.
돌이켜보니, 저는 보수성 편향(Conservatism bias) 이라는 인지적 함정에 빠져 있었습니다. 새로운 정보나 변화된 상황을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기존의 생각에 집착했던 것이죠. 주식 투자에서 보수성 편향은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오늘은 보수성 편향이 무엇인지, 왜 우리는 이러한 편향에 빠지는지, 그리고 어떻게 극복할 수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보수성 편향이란?
보수성 편향은 새로운 정보나 증거가 제시되더라도 기존의 믿음이나 의견을 바꾸는 데 저항하는 인지적 편향을 말합니다. 마치 낡은 옷을 버리지 못하고 계속해서 입으려고 하는 것과 같습니다. 1968년 워드 에드워즈(Ward Edwards)의 논문에서 제시된 개념입니다. 그는 사람들이 베이즈 정리에 따라 확률을 업데이트하는 데 어려움을 느낀다는 것을 실험을 통해 보여주었습니다.
에드워즈는 두 개의 항아리에 빨간색 공과 파란색 공을 다른 비율로 넣어 두고, 참가자들에게 어떤 항아리에서 공을 뽑았는지 추측하게 했습니다. 그리고 공을 하나씩 뽑아 색깔을 보여주면서 참가자들이 자신의 추측을 업데이트하도록 했습니다.
실험 참가자들은 새로운 정보(공의 색깔)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처음에 가졌던 믿음(항아리에 대한 추측)을 고수하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새로운 정보를 합리적으로 처리하기보단 기존 생각에 집착하는 경향이 있음을 보여주는 실험입니다.
보수성 편향에 빠지는 이유
새로운 정보가 기존의 믿음과 다를 경우, 인지적 불일치를 경험하게 됩니다. 이러한 불일치는 불편한 감정을 유발하기 때문에, 우리는 새로운 정보를 무시하거나 왜곡하여 기존의 믿음을 유지하려고 합니다.
또한, 자신이 믿는 바를 바꾸는 것은 상당한 정신적 에너지 소모를 유발합니다. 우리 뇌는 에너지 효율을 중시하기 때문에, 가능하면 기존의 생각을 유지하려는 경향을 보입니다.
마지막으로, 우리의 가치관은 자아 정체성을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새로운 정보로 인해 기존의 믿음이 흔들리면, 자아 정체성에 혼란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새로운 정보를 거부하려는 경향을 보입니다.
보수성 편향 문제점?
보수성 편향은 학습을 방해하고, 잘못된 의사결정을 내리게 만들 수 있습니다. 특히, 주식 투자에서는 치명적인 독이 될 수 있습니다. 때로 기다림이 필요할 때도 있지만 기업 가치 하락이 명백한 상황에서도 기존 믿음을 고집하는 건 더 큰 손실을 불러올 수 있습니다. 보수성 편향 역시 극복을 위한 전략은 다른 인지 편향 극복 방안과 비슷합니다.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새로운 정보 수집 및 학습
- 객관적 분석 실시
- 감정적 판단 자제
- 사전에 정해진 기준 준수
- 다양한 전문가 의견 참고
마무리
이처럼 보수성 편향은 유연한 사고를 방해합니다. 이를 극복하는 것은 투자뿐만 아니라 삶의 여러 영역에서 더 나은 결정을 내리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새로운 정보를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자세를 잃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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