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뉴스에서 외국인 노동자의 범죄 사건을 접한 A씨는 불안감을 감추지 못합니다. "외국인 노동자가 늘어나면서 범죄도 많아지는 것 같아. 우리 동네에도 외국인 노동자가 많은데, 혹시 우리 아이들에게 해가 되는 건 아닐까?" A씨의 걱정은 점점 커져만 갑니다. A씨처럼 외국인 이민자 증가에 대한 불안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불안감은 '착각적 상관'이라는 인지적 편향에서 비롯된 것일 수 있습니다. 오늘은 착각적 상관이 무엇인지, 그리고 외국인 이민자에 대한 우리의 시각을 어떻게 바꿔야 하는지 함께 고민해 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착각적 상관이란?
착각적 상관이란 실제로는 관련이 없는 두 사건이나 변수 사이에 연관성이 있다고 믿는 인지적 편향을 말합니다. 예를 들어, "비가 오는 날에는 관절이 아프다"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고 가정해 봅시다. 비가 오는 날과 관절 통증 사이에는 직접적인 연관성이 없지만, 과거에 비 오는 날 관절 통증을 경험했던 기억 때문에 두 사건을 연결 짓게 되는 것이죠. 이처럼 착각적 상관은 우리의 판단을 왜곡하고 잘못된 결론으로 이끌 수 있습니다.
외국인 노동자 범죄율 실상은?
통계 자료에 따르면, 외국인 노동자의 범죄율은 내국인에 비해 높지 않습니다. 오히려 일부 범죄 유형에서는 내국인 범죄율이 더 높게 나타나기도 합니다.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 통계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외국인 범죄자 검거 비율은 전체 범죄자 검거 건수의 약 2.2%입니다. 이는 외국인의 인구 비율(약 3.9%)보다 낮은 수치입니다. 즉, 인구 비율 대비 범죄율은 내국인보다 오히려 낮다고 볼 수 있습니다. 경찰청 범죄 통계 역시 비슷한 결과를 보입니다. 2020년 기준 외국인 범죄자 검거 인원은 전체 범죄자 검거 인원의 약 3.3%입니다. 이 또한 외국인 인구 비율보다 낮은 수치입니다.
물론, 불법체류 외국인의 범죄율이 높은 것은 사실입니다. 2019년 형사정책연구원의 연구에 따르면, 합법 체류 외국인의 범죄율은 내국인에 비해 낮았으며, 불법 체류 외국인의 범죄율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습니다. 불법 체류자들이 법적 보호를 받지 못하고, 경제적 어려움에 직면하기 쉬우며, 범죄에 가담할 유혹에 노출되기 쉽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것 말고도 외국인 노동자의 경제적 어려움, 문화적 차이, 사회적 고립 등 다양한 요인과 관련될 수 있으며, 단순히 외국인이라는 이유만으로 범죄율이 높다고 판단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왜 이런 오해를 하게 될까요?
매체의 영향이 큰 부분을 차지합니다. 언론은 외국인 범죄 사건을 자극적으로 보도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는 사람들의 뇌리에 강한 인상을 남겨 외국인과 범죄를 연관 짓게 만들 수 있습니다. 즉, 실제 발생 빈도보다 과장되게 인식되는 것이죠.
확증편향 때문이기도 합니다. 사람들은 자신의 기존 믿음과 일치하는 정보에 더 주목하고, 기억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외국인 범죄에 대한 뉴스를 접하면 이전에 가지고 있던 외국인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을 강화하고, 외국인 범죄율이 높다는 착각에 빠지기 쉽습니다.
대표성 휴리스틱 역시 영향을 미칩니다. 사람들은 특정 집단의 대표적인 이미지나 고정관념에 근거하여 판단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외국인 범죄 사건을 접하게 되면, 그 사건이 모든 외국인을 대표한다고 생각하는 오류를 범할 수 있습니다.
착각적 상관의 문제점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착각적 상관은 외국인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차별을 야기합니다. 외국인 노동자를 잠재적 범죄자로 인식하고, 그들을 배척하거나 차별하는 태도를 보일 수 있습니다. 이런 분위기는 이들의 사회 적응을 어렵게 만들고, 범죄의 위험에 노출시킬 수 있습니다. 하지만, 국내 노동시장의 인력 부족 문제는 이미 고착화 된지 오래입니다. 외국인 노동자가 없으면 일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을지도 모르는 분야도 꽤나 많습니다. 따라서, 외국인에 대한 긍정적인 사회적 분위기를 조성하고, 그들의 사회 통합을 지원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마무리
이처럼 착각적 상관은 우리 사회의 중요한 구성원을 소외시키는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위험한 인지편향입니다. 외국인 노동자는 우리 사회의 중요한 구성원입니다. 그들은 저출산 고령화로 인한 노동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 경제 성장에 기여하는 소중한 인력입니다. 착각적 상관에서 벗어나 외국인 노동자를 '잠재적 범죄자'가 아닌 '우리 사회의 동반자'로 바라보는 시각이 필요합니다. 다양성을 존중하고, 서로 이해하며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우리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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