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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과학

스타벅스 라떼를 두유로 변경하면 좋은 과학적 이유?

by avec-marie 2024. 9. 25.

오늘 아침, 오랜만에 스타벅스에 방문했다. 따뜻한 그란데 라테를 주문하며 우유 대신 '두유'를 넣어달라고 요청했다. 친절한 파트너가 쏘이라테에 바닐라 시럽이 3번 펌핑된다고 알려준다. 살이 찔까 걱정이 되는 마음에 2번만 넣어달라고 부탁한다. 그렇게 나온 따뜻한 쏘이라테는 우유로 만든 라테보다 훨씬 맛있다. 약간의 시럽을 넣었는데도 많이 달지 않고 담백하다. 나는 매번 라테를 두유로 변경한다. 700원을 추가해 오트 우유로 바꿀 때도 있지만, 그건 오트 우유의 꾸덕한 맛이 생각날 때만 그렇다. 대부분은 우유보다도 질감이 가벼운 두유로 변경한다. 스타벅스 라테를 두유로 변경했을 때 좋은 점이 2가지가 있기 때문이다.

첫 번째 좋은 점, 유당불내증 방지

먼저, 두유 라테를 마시면 우유를 마셨을 때 속이 부글거리는 현상을 막을 수 있다. 속이 부글거리는 이유는 우유 속에 들어있는 '유당' 때문이다. 우리 몸에는 이 '유당'을 분해할 수 있는 효소가 그리 많지 않다. 이 효소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 이상을 섭취할 경우, 속이 부글거릴 수 있다. 그 양은 사람마다 다르지만, 분명한 건 우리가 먹는 양에 비해서는 부족하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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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당의 정체

그렇다면, 대체 이 유당의 정체는 뭘까? 놀랍게도 이 유당은 탄수화물이다. 우유에 다량의 당 성분이 포함되어 있는 것이다.
당은 탄수화물을 잘게 쪼갠 것을 의미한다. 탄수화물은 크게 소화가 안 되는 식이섬유와 소화가 가능한 당질로 구분된다. 당질은 당이 몇 개 붙어있는지에 따라 단당류, 이당류, 다당류 등으로 구분한다. 가장 작은 단위는 단당류다. 가장 작은 탄수화물이자, 이당류나 다당류를 만드는 재료다. 단당류가 구슬이라면, 이당류는 두개의 구슬을 꿴 상태, 다당류는 여러 개의 구슬이 이어진 상태라고 보면 된다. 단당류에는 포도당과 과당이 대표적이다.


유당 이당류에 속한다. 포도당과 갈락토스라는 단당류 2개가 붙어있는 형태다. 유당은 다른 말로 '락토스'라고 부른다. 유당을 분해시키는 건 체내에 있는 '락타아제'라는 효소이다. 문제는 한국인의 대부분이 이 락타아제가 충분하지 못하다는 점이다. 우리가 소화시킬 수 있는 유당 이상을 섭취할 경우, 락타아제가 부족하다. 소화되지 못한 유당은 뱃속에 남아 부글부글 끓는 소화 불량 상태를 야기한다. 이런 증상을 '유당불내증'이라고 한다.

 

락타아제가 부족한 이유

왜 우리 몸에는 충분한 락타아제가 없을까? 그 이유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유아기 이후 락타아제 생산량이 감소하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성인이 되면 우유를 마실 일이 별로 없었다. 100년 전만 해도 우유는 그리 흔한 음식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락타아제 생산을 줄이는 것이 에너지 효율 측면에서 합리적인 선택이었을 것이다. 그러다 유럽 일부 지역에서 목축업이 발달하기 시작했다. 유제품 생산과 함께 섭취량도 증가했다. 유당을 소화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유전자가 살아남았고, 몇 세대를 거쳐 널리 퍼지게 되었다. 덕분에, 오늘날 유럽 일부 지역에서는 인구의 90% 이상이 락타아제 지속성 유전자 변이, 즉, 유당을 소화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 

 

한국인이 유당불내증을 많이 겪는 이유

반면, 한국을 비롯한 동아시아 지역에서 우유가 흔해진 건 불과 몇십 년 전의 일이다. 한국 식문화에 우유가 대중적으로 등장하기 시작한 건 아마 6.25 전쟁 때 미국에서 구호 물품으로 보내온 탈지분유가 최초가 아니었을까? 그 이후 한국 사회는 눈부신 풍요를 이룩해 냈지만, 그 속도에 비하면 우리 몸의 적응 속도는 거북이걸음이다. 실제 연구 결과에 따르면 한국인의 약 70~80%가 유당불내증을 경험한다고 하니 말이다. 매일 마시는 커피만이라도 두유로 바꿀 때, 우리 몸이 느끼는 편안함은 이루 말할 수 없으리라 본다.

 

두 번째 이점, 무료 바닐라 시럽

속이 편안한 것 이외에도 스타벅스에서 우유 대신 두유로 변경해야 하는 이유가 또 있다. 그건 무료로 바닐라 시럽을 추가해 준다는 점이다. 원래 바닐라 라테를 먹으려면 추가 금액을 내야 한다. 하지만, 스타벅스에서는 바닐라 시럽을 무료로 넣어준다. 스타벅스에서 사용하는 두유에는 단맛이 거의 없기 때문에 약간의 비린 맛이 느껴질 수 있다. 그 맛을 잡기 위해 두유로 변경한 경우에만 특별히 이런 서비스가 제공된다.


다음에 스타벅스에 가면 꼭 두유로 변경해서 라테를 먹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분명 한번 마셔보면 그 담백한 맛에 빠질 테니까!

  • 참고자료 : 알아두면 쓸모 있는 식품과학 이야기, 사이토 가쓰히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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