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HD의 증상 중에 하나는 '자주 이직한다'는 것이다. 나 역시 멀쩡히 잘 다니던 직장을 여러 번 그만뒀다.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것도 아니었다. 회사 사람들과 불화가 있거나, 업무에 문제가 있지도 않았다. 설명할 수는 없지만 도저히 더 이상 다닐 수가 없어서 이직을 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회사에 적응하고 일이 손에 익으면서 하던 업무가 지루해졌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진작 나의 특성을 알았다면, 좀 더 창의적이고 덜 지루하고, 변화무쌍한 일을 선택했을 텐데... 그래서 오늘은 성인 ADHD의 직업에 대해 알아보려 한다.
성인 ADHD 어려운 직업
1. 반복적이고 지루한 일 : 정해진 절차대로 수행해야 하거나 같은 일을 매일 반복하는 일은 ADHD에겐 고문과도 같다. 마치 터보 엔진을 장착한 스포츠카의 사이드브레이크를 잠근 채로 엑셀러레이터를 밟는 것과 같다.
- 생산직
- 단순 사무직
- 회계, 세무
- 공무원, 공공기관
2. 장시간 집중력이 필요한 일 : 한 가지 업무에 오랜 시간 집중해야 하는 업무도 ADHD에겐 어울리지 않다. 쉽게 지루함을 느끼는 데다 외부 자극에 쉽게 산만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 연구원
- 학자
- 번역가
성인 ADHD 어울리는 직업
1. 창의성과 혁신이 필요한 직업 : 독창적이고 예술적인 아이디어를 펼칠 수 있는 직업이 잘 맞는다. 틀에 박히지 않는 사고를 통해 창조적인 작업을 수행할 수 있다. 주의 전환이 안 되는 특성도 좋아하는 일에 몰두하는 동안은 장점으로 여겨진다.
- 예술가
- 디자이너
- 작가
- 음악가
- 개발자, 프로그래머
- 창업가
- 기업가
2. 활동적이고 변화가 많은 직업 : 사람들과 소통을 좋아하고 새로운 환경 변화에 빠르게 적응하는 직업이 어울린다. 반복적인 일은 지루함을 느끼기 때문에, 오히려 변화가 많고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 노출되는 직업을 잘 해낼 수 있다.
- 영업직
- 마케터
- 서비스직
- 항공승무원
- 운동선수
3. 단기간 집중하는 직업 : 긴박한 상황에서 빠르게 판단하고 행동하는 직업이다. 높은 집중력과 순발력을 요구하는 일은 위기상황에서 오히려 뛰어난 능력을 발휘할 수 있게 한다.
- 응급실 의사, 간호사
- 외과 의사
- 응급구조사
- 소방관
- 비행기조종사
마무리
현재 나는 10년 동안 ADHD에 맞지 않는 일을 하고 있다. 하루 8시간을 지루하고 재미없는 일에 쏟는다는 건 엄청난 고통이다. 이제는 그만두고 다른 일을 하기 위해 준비 중이지만, 그 과정이 결코 쉽지는 않다. 하지만 곧 나의 강점을 살릴 수 있는 새로운 일에 도전해보려 한다. 이 글을 읽는 다른 ADHD분들은 직업을 선택할 때 신중하길 바란다. 일단 아무 일이나 하는 건 우리 같은 사람들에게는 어려운 일임을 기억하자. ADHD가 갖는 강점을 살릴 수 있는 일을 찾아 즐겁고 행복한 삶을 꾸려가시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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