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모야모야병 수술 후 부작용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모야모야병 환자인 남편은 수술 후 뇌경색, 과관류 증후군을 비롯해 경련, 두통, 빈혈 등 다양한 부작용을 경험했습니다. 옆에서 그 과정을 지켜본 보호자로서 그 과정을 생생하고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습니다. 환자 본인은 아파서 기억도 못하는 것까지 말이죠. 1, 2차 수술 이후 서로 다른 부작용이 나타났기에, 각각의 경우 어떻게 달랐는지 하나씩 설명해 보겠습니다.
모야모야병 수술 경과
모야모야병 수술은 두 번에 걸쳐 이뤄집니다. 한쪽 뇌혈관만 좁아지는 경우도 있지만, 많은 경우 양쪽 모두 이상이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보통 혈류량이 더 적은 쪽을 먼저 수술합니다. 남편의 경우, 오른쪽 뇌의 혈류량이 더 적었고, 증상도 자주 발생했다. 1차 수술은 오른쪽을 먼저 진행했습니다. 수술 시기는 환자의 상태에 따라 결정되는데, 저희 남편은 1차 수술 후 6개월 정도 경과를 지켜본 뒤 2차 수술을 진행할 예정이었습니다. 다행히 1차 수술은 큰 문제 없이 잘 마쳤고, 하루 정도 중환자실에 머문 뒤 일반 병실로 옮겼습니다.
수술 후 실제 경험한 부작용
① 가래, 고열 : 수술 후 가래로 인한 고열은 흔한 부작용입니다. 남편의 경우는 수술 직후부터 폐에 생긴 가래가 생겨 약 2주간 37~38도 이 상의 열이 지속되었습니다. 네블라이저로 하루 4번 호흡기 치료를 했고, 열을 내리기 위해 얼음주머니를 하루 종일 몸에 댄 채 생활했습니다.
② 경련, 의식 저하 : 수술 후 이틀 째 되던 날, 심한 경련 증상이 나타났습니다. 눈에 초점이 없었고, 아예 의사소통이 되지 않았습니다. 침대에 앉은 채로 소변 실수까지 하더군요. 곧바로 MRI 검사를 했지만 특별한 이상은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그날 바로 '뇌혈관집중치료실'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③ 일과성 뇌허혈 증상 : 수술 후 3~4일까지는 일과성 뇌허혈 증상이 간헐적으로 나타났습니다. 갑자기 말이 어눌해졌고, 입가 근육이 마비되어 침이 흐르기도 했습니다. 1분 정도 지나니 증상은 사라졌습니다. 다음에는 갑자기 손의 힘이 빠지는 증상이 나타났습니다. 양치를 하다가 들고 있던 칫솔을 바닥에 떨어뜨렸습니다. 전형적인 뇌허혈 증상이었습니다.
④ 뇌경색 : 수술 후 4일 되던 날, 끝내 '뇌경색'이 발병했습니다. 수술을 받은 오른쪽 뇌가 아닌, 왼쪽 뇌에 말입니다. 사실 뇌경색은 모야모야병 수술 후 나타나는 흔한 부작용 중 하나지만, 보통 수술을 받은 쪽에 많이 나타난다고 합니다. 남편과 같이 수술하지 않은 쪽에 뇌경색이 발생하는 건 드문 일이라고 했습니다.
수술 후 뇌경색 원인 및 경과
사실 뇌졸중은 모야모야병 수술 직후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입니다. 수술을 위해 전신마취를 하게 되면 혈압이 낮아질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혈압이 낮아지면 뇌로 혈류를 밀어 올리는 힘이 약해지고, 충분한 혈액이 공급되지 못하면 뇌경색이 올 가능성이 있습니다. 아마도 수술을 받은 쪽이 반대편에 비해 상태가 좋지 않기 때문이겠죠. 남편은 드물게도 수술을 하지 않은 왼쪽 뇌혈관이 몇 주 사이에 빠르게 악화되면서 뇌경색이 발병했습니다. 주치의는 이런 경우는 상당히 드문 경우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처음 증상이 시작될 때만해도 과관류 증후군을 의심했습니다. 말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증상이 가장 먼저 시작되었습니다. 질문을 하면 엉뚱한 대답을 하기도 했습니다. 소는 다리가 2개고, 닭은 다리가 4개라고 하더군요. 처음에는 장난을 치는 줄 알았습니다. 몇 시간 뒤에는 연하장애가 나타났습니다. 아무것도 삼키지 못했습니다. 물을 줘도 입에 넣고 잠시 머금고 있을 뿐이었죠. 조금 더 시간이 지나자 인지 장애 증상까지 보였습니다. 아예 의사소통 자체가 불가능해졌습니다. 밤새도록 상태를 지켜봤지만 조금도 좋아지지 않더군요. 다음날 새벽에 MRI 검사를 하고 나서야 뇌경색 발병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모야모야병 뇌경색 발병 시 처치법은?
모야모야병은 뇌경색이 발병해도 할 수 있는 게 없습니다. 혈전이 원인이 아니다보니 혈전용해제를 사용할 수도 없습니다. 혈관이 너무 얇아진 탓에 막힌 곳을 뚫는 스텐트 시술도 불가능합니다. 기껏해야 혈압을 높은 수준(130~150 정도)으로 유지하고, 수액을 추가하여 몸에 수분량을 늘리는 게 처치의 전부입니다. 다시 말해,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습니다.
모야모야병 환자의 뇌경색 증상
① 연하장애 : 목구멍이 마비되어 제대로 삼키지 못하는 것입니다. 약 3~4일 정도 연하장애 증상을 보였습니다. 침을 삼킬 수도 없어 하루 종일 침을 흘렸고, 코에 관을 끼워 식사를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② 인지 및 언어 장애 : 약 2주 정도는 제대로 의사소통이 어려웠습니다. 전반적인 기억력, 사고력, 주의력 등이 저하되었습니다. 특히, 실어증이 심했습니다. 듣고 이해하는 능력보다 말하는 능력이 심각하게 저하되었습니다. 다시 아기로 돌아간 듯 보였습니다.
③ 팔다리 힘 빠짐 : 팔다리에 힘이 빠져 한동안 움직임이 어려웠습니다. 일주일 뒤부터 숟가락질이나 칫솔질을 다시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병원에 있는 동안 운동치료, 작업치료를 받으며 재활을 계속 했습니다.
④ 안면 근육 마비 : 한 달 정도는 안면 근육이 완전히 굳어져 있었습니다. 입꼬리가 쳐지고 표정이 없었어서 옆에서 보면 화가 난 사람처럼 보이더군요. 쳐진 입꼬리 쪽으로 침이나 음식이 흐르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감각이 무뎌졌는지 음식이 묻어도 뭐가 묻었다는 사실도 잘 모르더군요. 이 증상은 발병 후 2년까지 남아있었습니다.
마무리
여기까지 모야모야병 수술 후 부작용 후기에 대해 이야기해 보았습니다. 인터넷에 검색해보면 수술 후 부작용 없이 퇴원했다는 후기가 많습니다. 그걸 보다 보니 '왜 우리 남편한테만 이런 일이 생기지?'라는 생각에 억울한 마음도 들었습니다. 사실 저희 남편보다 더 고생하신 환자분들도 많은데 말이죠. 힘든 시기를 겪고 계실 환자와 가족분들에게 저희 남편 같은 경우도 있다는 사실을 알려드리고 싶었습니다. 모르는 것보단 아는 게 덜 불안하니까요. 다음번에는 2차 수술 후 겪은 부작용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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