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컴퓨터는 겉보기에는 엄청난 성능을 가진 하나의 거대한 컴퓨터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수많은 고성능 컴퓨터들을 연결하여 동시에 계산하는 '거대한 계산기' 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미 뛰어난 성능을 바탕으로 기상 예측, 우주 탐사, 신약 개발 등 복잡하고 방대한 계산이 필요한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죠. 하지만 빅데이터, 인공지능 시대를 맞아 처리해야 할 데이터의 양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면서, 기존 컴퓨터의 계산 방식으로는 한계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바로 이러한 한계를 뛰어넘을 차세대 컴퓨터로 주목받는 것이 양자컴퓨터입니다. 양자컴퓨터는 양자역학 특성을 사용해 슈퍼컴퓨터로는 풀 수 없는 문제들을 해결할 잠재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양자컴퓨터는 도대체 무엇이고, 기존 컴퓨터와 어떤 점이 다르기에 이토록 주목받는 걸까요? 양자컴퓨터와 슈퍼컴퓨터 중 미래의 승자는 과연 누가 될까요?
양자컴퓨터란?
양자컴퓨터는 양자역학적 특성을 이용하여 기존 컴퓨터와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정보를 처리합니다. 큐비트(qubit)는 2개의 양자 중첩상태의 정보를 단위 비트로 활용하거든요. 기존 슈퍼컴퓨터의 CPU가 0 또는 1을 가지고 순차적으로 계산을 수행한 반면, 양자컴퓨터의 큐비트는 0과 1의 두가지 상태를 동시에 가질 수 있습니다. 양자역학에서 말하는 '중첩 상태'를 구현할 수 있는 것이죠. 이런 중첩 현상을 통해 여러 가능성을 동시에 탐색, 계산 속도를 높일 수 있습니다. 또 한가지 양자 컴퓨터의 특성은 '얽힘 상태'를 이용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두 개 이상의 큐비트가 서로 연결되어 있어 하나의 큐비트 상태가 변하면 다른 큐비트의 상태도 즉시 변합니다. 이런 특성을 활용하면 복잡한 계산을 보다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게 됩니다.
양자컴퓨터 장점은?
양자컴퓨터는 기존 컴퓨터에 비해 빠른 연산이 가능합니다. 중첩상태로 연산 정보를 인코딩하거나, 얽힘을 활용해 입력 정보에 해당하는 큐비트 값을 축소하는 등 양자컴퓨팅 특성을 활용해 효율적으로 계산할 수 있기 때문이죠. 특히, 경우의 수가 너무 많아 계산에 많은 시간이 걸리는 복잡한 문제의 경우 양자컴퓨터는 기존 컴퓨터와 비교도 안되는 속도를 보입니다.
지난 2019년 구글은 양자컴퓨터 '시카모어'(Sycamore)가 슈퍼 컴퓨터로 푸는데 1만 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 문제를 단 200초 만에 풀었다고 밝혔습니다. 2020년 중국 과학기술대학교는 양자컴퓨터 '주충지'가 슈퍼컴퓨터보다 100조 배 빠른 속도로 문제를 풀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처럼 기존 슈퍼 컴퓨터로 해결하기 힘든 문제들을 푸는데는 양자컴퓨터가 압도적인 성능을 보여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양자컴퓨터가 어울리는 분야?
신약 개발 분야는 양자컴퓨터가 훨씬 유리합니다. 후보 물질의 가능한 조합이 매우 많아 오랜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이죠. 수많은 화합물 조합을 일일히 실험하는 것은 매우 비효율적인 일입니다. 양자 컴퓨터는 큐비트의 중첩과 얽힘 현상을 이용하여 여러 계산을 동시에 수행, 확률적으로 가능성 높은 후보 물질을 빠르게 찾아낼 수 있습니다. 물론 한 번의 계산으로 정확한 답을 얻을 확률은 낮지만 수많은 계산을 동시에 수행하기 때문에 더 빨리 답을 찾을 수 있습니다.
암호해독 분야도 양자컴퓨터가 유리합니다. 현재 암호화 기술은 일반적으로 소인수분해가 어렵다는 원리를 바탕으로 큰 수를 곱해 암호화를 진행합니다. 하지만, 양자컴퓨터는 소인수분해의 달인입니다. 슈퍼컴퓨터로는 몇십년이 걸릴 계산을 단숨해 해낼 수 있죠. 한때 양자컴퓨터가 이슈가 되었던 이유도 바로 이 암호해독 가능성 때문입니다. 현재는 많은 과학자들이 양자 컴퓨터 시대에 맞는 새로운 암호 기술을 활발히 연구중입니다. 그밖에, 새로운 소재 개발, 교통 흐름 최적화, 물류 시스템 효율화, 생산 공정 개선 등에 양자컴퓨터가 활용될 수 있습니다.
- 신약개발분야
- 암호해독분야
- 새로운 소재 개발
- 교통 흐름 최적화
- 물류 시스템 효율화
- 생산 공정 개선 등
양자컴퓨터 한계점
그렇다고 모든 연산에서 기존 컴퓨터를 능가하는 속도를 보이는 것은 아닙니다. 단순하고 금방 계산할 수 있는 문제들은 일반 컴퓨터가 훨씬 정확하고 빠르게 수행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안정성, 확장성, 오류율 등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많습니다. 큐비트는 외부 환경에 매우 민감하여 양자 상태를 쉽게 잃어버리기 때문에, 안정적인 큐비트를 만들고 유지하는 것이 어렵습니다. 또한, 양자 컴퓨터를 실용적인 수준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큐비트의 수를 늘려야 하는데, 큐비트의 수가 증가할수록 제어 및 오류 수정이 어려워집니다.
슈퍼컴퓨터의 미래는?
슈퍼컴퓨터는 사라지지 않을 겁니다. 자동차가 발명되었다고 자전거가 사라지지 않는 이유와 같죠. 자전거가 할 수 있는 일과 자동차가 할 수 있는 일은 분명 다르거든요. 우리의 일상에서 사용하기에는 현재 컴퓨터의 정확하고 신속한 연산 방식이 매우 유용합니다.
양자컴퓨터와 슈퍼컴퓨터는 경쟁 관계라기보다는 서로 보완적인 관계입니다. 각자의 장점을 활용하여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고, 인류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양자 컴퓨터는 아직 개발 초기 단계이지만, 슈퍼컴퓨터와 함께 미래 사회의 핵심 기술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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